개소리

똥통 2009.01.14 23:05
 
내 나이 35세.

많다면 많을 수 있는 나이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늙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앞만 보고 달려 왔을 뿐이다.

그동안 나는 오로지 나의 성공가도만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성공인가?'

내 삶에 도대체 그동안 남은 것이 무엇인가 뒤돌아 보았다. 명문대학을 졸업하여,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며, 강남에 15억 상당의 아파트와 BMW 740... 그리고 나의 집을 가득 채우고 있는 IKEA.

하지만 공허하기만 했다. 집에 돌아오면 나를 반겨주는 것은 최신 40형 PDP 뿐 이었다. 내가 겪고있는 공허함이 어디서 유발 되는 것인가 당최 알 수 없었다.

학교 선배의 정신과를 찾았고, 나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외로움' 정신적 문제가 아닌 생물학적, 본능적 문제였던 것이다.하지만 나는 여지껏 이성를 가까이 해본 일이 없었다.
직장동료 중에 물론 이성들이 몇몇 있긴 했지만, 그들은 그저 뛰어난 능력을 지닌 동료일 뿐 이었지, 결코 연애적 시각으로 바라 본 일은 없었다.

길을 지나다 보이는 많은 매력적인 젊은 이성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당최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질 적인 것 이었다.

소모적이며 불필요한 것에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참사. 그리고 그 노ㅇ ㅖ 들로만 생각되었다.

물론 내가 즐기는 BMW740과 나를 만족시켜주는 IKEA는 모순을 낳고 있었으나, 나는 애써 부정하였다.

이성은 본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도 잘 알고 있다. 더 이상 견뎌 낼 수 없기에 나는 맞선을 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매우 신속하고도 신중한 판단 이었다.

나는 즉시, 대형중매업체에 나의 프로필을 넣어 주었다. 180의 키에 훤칠한 외모와 탄탄하게 다져진 근육. 나 스스로도 나르시즘을 느낄 정도였다.

업체로부터 연락은 상당히 빨리 왔다. 불과 3일만에 맞선 상대자를 찾은 것이다.

강남의 모 호텔에서 상대와 만나기로 하였다. 프로필은 일부러 확인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선입견은 모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먼저 만나보고 그 후에 보아도 늦지 않는다. 어차피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시계바늘을 확인 해본다. 벌써, 15분이나 지체되었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이 나를 당황시킨다.
커플 매니저는 애써서 이 상황을 만회해 보려 하지만, 이미 나의 기분은 짜증나는 상태이다.

20분이나 되어서야 도착하다니.. 마음 같아서는 뭐라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첫 만남에서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다.
물론 맞선은 내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키 168정도에 적당한 몸매를 가졌고, 깔끔한 정장스타일도 나름대로 어울렸다. 커플 매니저는 분위기를 띄워보려 노력하였다.

상당한 경험의 소유자 였는지 능수능란한 커플 매니저의 말솜씨는 금세 분위기를 반전 시켜 놓았다.
상당히 무르익을 즈음 그는 능숙하게 자리에서 빠져 나간다.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고싶은 것들을 물어본다. 의외로 대화가 통한다. 연애의 감정이란 없다가도 생겨나는 것일까?
왠지모를 호감이 들어 계속적인 대화가 이루어졌다.

키가 조금 작아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호감이 가는 외모였다... 키가 크다는 소리를 많이 듣기는 했지만, 왠지 내 큰 키가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180이 뭐 대수라고...

간단한 음료를 마신 후. 우리는 호텔 카페에서 나온 후. 애프터를 신청했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일이 진행 되었다. 맞선이라는 것이 목적성이 분명하기에, 소개팅 따위 보다는 훨씬 순조롭다고는 들었어도, 너무나 고분고분 하였다.

내 BMW740을 보며, 깜짝 놀라는 듯 했다. 차를 몰고 교외 쪽으로 갔다. 교외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드라이브를 즐기며, 우리는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왠지 우리는 잘 맞는 한쌍인듯 느껴졌다.

'혈액형이 뭐에요?'

'아..저는 A형이에요.'

A형이면 나랑 굉장히 잘 맞는 듯 했다. 뭐, 혈액형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분분하지만, 그래도 나는 혈액형 성격학을 믿는다.
충분히 내가 지금껏 느껴온 바가 있기 때문이다.

여튼간, 레스토랑에 도착 할때까지, 시종일관 즐거움을 느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었고, 본능의 충족에 가까워 짐을 느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친절히 물어봤다.



'두 분 이신가요?'

'네, 자리는 늘 앉던 창가 쪽으로 주세요.'

웨이터는 자리를 안내 한 후. 주문을 받았다. 피시 앤 칩스 2인분을 주문했다. 와인은 샤또 샤빌레 1991년산. 웨이터가 와인을 내 잔에 따라주며 말했다.



























'레이디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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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20세기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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